한 해를 뒤돌아보니 할 말을 다 못하고 살 때가 참 많았다. 살다보니 그렇게 되더라.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은 아내나 자녀에게까지도 쉽지 않다. 그만큼 마음을 전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 같은 말도 어떻게 전해지느냐에 따라 반응이 천차만별이다. 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역(逆)으로 바보 취급받는다. 여러 모임에 나가면 한마디를 하시라고 종종 권유를 받는다. 말하려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신경쓰이고 눈치를 보게 된다. 그냥 편하게 느낀대로 말을 했을 때 돌아올 후환(後患)에 대해서. 분위기를 위해 덕담을 해야 하는 건지, 모임의 발전을 위한 의견을 말해야 하는 건지. 초청한 리더를 칭찬해야 하는 건지. 한국인들은 주로 말끝마다 “같아요”를 붙이는 불분명한 화법을 쓴다. 어떤 의견이나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