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목 이효상 작가의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 계절이 고개를 숙이고 바람 끝에 서늘한 온기가 스밀 때면 문득 지나온 날들이 떠오른다.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가고, 뜨거운 열정으로 밤을 지새우며 글을 적어 내려가던 옛 시절의 기억도 어느덧 희미해진 풍경처럼 아득해지곤 했다. 바쁜 일상이라는 소음 속에서 흩어지는 마음 조각들을 놓치지 않으려 휴대폰 메모장에 부지런히 낱말들을 모아두었다. 틈틈이 남겨둔 그 조그만 흔적들은 나를 길 잃지 않게 해주는 작은 나침반이자, 마침내 새로운 문장을 쓰게 만든 시작점이 되었다. 새삼 문장이라는 깊은 우물을 들여다본다. 인류가 비단이나 돌, 혹은 종이 위에 마음을 새기기 시작하면서 세상은 ‘역사’란 빛나는 이름을 얻었다. 고대인들은 자신이 살았던 날들의 기쁨과 슬픔, 거대한 전쟁과 삶의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