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시므로
미목 이효상 작가의 사진 작품 '아파트 가는 길'
함께 하시므로
미목 이효상
낮선 땅
낮선 사람들
머물 수없는 유랑에
침묵으로 함께 하시었습니다
타는 영혼의 목마름에
넉넉한 생수를 챙기주시고
긴 허무의 여울 위에도
삶의 뜻을 알게 하는
하얀 부표를 띄우셨습니다
가고 가고 또 떠나 가고
그러다 폭풍인 세월에 떠 밀려
베인 나무처럼 쓰러질 때면
시린 등에 닿던 따뜻한 손길
한 겨울의 혹한과
한 여름의 폭염같은
그런 생의 황무지를
지팡이 없이 지날 수 있었던 것은
불변의 인내로 동행하시는
님의 발자욱 소리를 듣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