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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해 / 미목 이효상 작가

이테리우스 2020. 4. 24. 17:39

             발해

                                  미목 이효상

빈들녁 너머 아득히

어딘가 우리 종족이 산다네

아! 불켜진 저 곳

구수한 목청들

아! 사람들 소리

밥물이 흘러 넘쳐

더운 앞가슴들

그리워라

차라리 짐승같은 외침소리

그리워라.

종족이 떠나온 그 옛날

허허로운 갈대들녁 가득

끊겨진 탯줄은 햇살로 설켜

한갖 들풀로 자랐다네

강한 바람 몰아쳐도

들풀로 자랐다네.

빈 들녁 너머

백두고개 너머

떠나간 종족은

등 돌려 아득하고

이젠 애처러운 몸빛에 벌까나.

까맣게 잊혀진 땅

내 어머니의 고향이여

들녁엔 억새풀만

아! 아!

서걱 서걱 몸비틀어 운다네

서러워서 울던 물울음은

자던 바람을 일깨워

바람이 되었다네

노래가 되었네.

어느새 바람에 휩싸인 종족

두눈 감싸고 무서워

일제히 외쳤다네

회오리 바람이라!라고

회오리 바람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