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목 이효상 작가의 시 '나의 사랑 한반도'
우리들의 겨울은
밤하늘 젖어오는 물안개빛 사랑
우리들의 겨울이
동트는 새벽 언저리 그 진홍빛 하늘과
알싸히 코 끝을 스치는
한 줄기 새벽 바람일지라도
우리들의 겨울은
조용한 아침의 나라 그 한 모통이에서
한 줌 사랑으로 시작된다.
두 손을 받쳐들기 넉넉한
가울걷이가 끝나고
제 사랑 무게에 겨워 갈바람으로 머물다 가면
하늘은 어느새 눈물처럼
겨울빛이 번져만 가고
오늘도 온 몸으로 맞이하는 흔들리는 하루.
언제이던가
백두에서 묻어온 피바람이
한 여름 밤 모깃불로 타오르 때
우리네 사랑은 네가 내 가슴에
총구를 겨누던 그날부터
남이장군 팽팽한 가슴팍같던 하늘이 두 동강 나고
그 날의 상철에 아직 등허리가 시리운
우리네 사랑은 익사위 곱사춤
녹슨 철마옆에서 그 음성 듣는다.
척박한 땅 풀포기조차 삶을 금지당한 채
밤이면 밤마다 별들이 울고
끝내는 하얗게 밤을 새는 사랑이여.
이리도 우리네 사랑은
깨어진 항아리의 눈물 끝으로 묻어나는
배꽃잎같은 노래 한소절
하지만 이제 우리 이 겨울 하늘 아래
눈물나는 시선들로 허기진 내 조국을 안아야 한다.
이제는 두 손 꼭꼭 전해진 체온들로
시리운 가슴에 불을 지피고
대한 이라는 너에게
사랑으로 한 번쯤 죽어도 좋을
우리 모두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
그래 사랑아, 사랑아
영원한 나의 사랑 한반도여!

시낭송하는 미목 이효상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