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시인.
그녀는 한국시인협회 사무차장을 할 때부터 빛났다.
행사에서 ‘사할린아리랑’을 낭독할 땐 전율을 느끼듯 이심전심이 되기도 했다.
마침내 그 전하고 싶었던 강제 동원된 사할린 한인 디아스포라의 삶과 상실을 담아낸 첫 시집에 주목하게 되었다.

‘양파 유령’(달아실 간행).
조희 시인의 첫 시집이라서 그런지 시의 서정적 감성이 따근따끈하게 다가온다.
“어제를 추모하는 병을 앓고 있다. 이 길 끝에는 빛이 있으리라 믿으면서 참꽃과 헛꽃 사이를 오간다. 이런 마음이 시라고 믿는다.”

서문에서 시인은 잊고 싶은 과거, 아니 잊어버리려는 과거를 통해 시인은 우리가 가는 길에 빛을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4부로 구성된 55편의 탄탄한 시집의
1부 ‘양파 또는 은유’에서 이별과 사고로 몸의 감각을 상실한 상태를 다루고,
2부는 사할린 아리랑에서 사할린 한인들의 역사와 삶을 진솔하게 고백하고 있다.
3부 ‘유령의 키스’에서 병원과 편의점이라는 일상의 공간에서 탈북과 이산이라는 문제를 다루었다.
4부 ‘또 하나의 문’은 부여 금강을 배경으로 한 어릴 적 기억으로 돌아가고 있다.
삶을 과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써 내려간 시인의 고백에 시를 자꾸 읽고 싶어지도록 마음이 간다.
양파와 은유, 사할린 아리랑, 감정의 편의점-마곡역에서, 또 하나의 문 등은 빼어난 수작임에 틀림없다.
특히 시인이 주는 양파 한 알을 받으며, 겹겹이 껍질을 벗기다 보면 끝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지만, 마음 깊은 곳에 다다르면 묵직한 울림 같은 잔상이 오래도록 남는다.
조희 시인의 양파 유령 시집에서 '양파와 은유'


조희 시인의 양파 유령 시집에서 '사할린 아리랑'


조희 시인의 양파 유령 시집에서 '감정의 편의점-마곡역에서'

조희 시인의 양파 유령 시집에서 '또 하나의 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