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형제를 떠나보내며...

이테리우스 2020. 11. 3. 10:25

 

영화 시사회에서 김인권 배우와 함께

 

형제를  떠나보내며...

 

 

                                  미목 이효상 

 

 

한줌의 재가 되어

강물 위를 헤엄치는 너의 분신들이

말없이 물속으로 가라 앉을 때

나는 내던져진 빈 병속에 남기운 액체처럼

끈적한 삶에의 미련을 보았다.

 

왜 이리도 서러운가

하늘도 곧 울어 버릴듯한 너의 젊음은

푸른 언어들로 푸른 몸짓들로

들추기는 푸른 흙내음

지친 어깨를 두드리는 이 삶의 숨결은

타오르는 음부의 도가니에서

소리치며 통곡하고 있다.

 

형제여!

그대가 택한 그 길에

부울건 황토연기 흩날리는 그 길위로

빗발치는 싸늘한 빗줄기를 보았는가

달빛 맞으며 마지막 걸어갔던 그 사잇길

퇴색한 진달래 꽃잎마냥

짤았던 너의 청춘이여

 

아! 아! 잊으리라. 잊으리라.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그 영원한 공간에서

서로를 부르리라.

들리지 않는 음성으로